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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흥행작과 비흥행작, 무엇이 달랐나?

by sunmymoney0228 2025.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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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흥행작과 비흥행작, 무엇이 달랐나?
2024 흥행작과 비흥행작, 무엇이 달랐나?

 

 

 

 

2024년 영화시장은 팬데믹 이후 완전히 회복된 첫해로, 다양한 장르와 실험적 시도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극장에 걸린 수십 편의 영화 중, 관객의 선택을 받은 ‘흥행작’과 그렇지 못한 ‘비흥행작’의 간극은 어느 해보다 뚜렷했습니다.

특히 관객 수 기준 100만 명 이상을 기록한 영화는 25편이 채 되지 않았고, 이외 대부분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종영했습니다. 무엇이 이 둘을 나누었을까요? 단순히 콘텐츠의 ‘완성도’나 ‘배우 인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4년 한국 영화 시장을 중심으로 실제 사례를 비교하며, 흥행작과 비흥행작이 기획, 마케팅, 배급 전략에서 어떻게 달랐는지 실제 데이터와 구조 중심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① 콘텐츠 기획: "이야기"가 아닌 "관람 동기"를 설계했는가?

2024년 흥행작들의 첫 번째 공통점은,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부터 관객의 관람 이유와 감정 몰입 포인트를 정확하게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흥행한 영화들은 단순히 '이야기가 좋다', '연출이 신선하다'는 차원을 넘어, 관객이 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는가, 즉 ‘관람 동기’를 미리 설계하고 기획했습니다.

대표 사례인 <귀공자2>는 단순한 범죄 액션물처럼 보이지만, 그 중심에는 가족이라는 감정적 테마가 있습니다. 주인공이 아버지의 죽음을 복수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서사는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정서적 연결고리를 만들어줍니다. 특히 2030 여성층에게는 배우 김선호의 복귀작이라는 이슈성과, 기존 팬덤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 결합되면서 ‘보는 이유’가 분명한 영화가 된 것입니다.

또 다른 사례인 <시민덕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회 고발성 드라마입니다. 통신 사기를 당한 평범한 중년 여성의 분투를 다룬 이 영화는, 대한민국 중장년 여성 관객이 자기 삶을 투영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었기에 관객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관객 수 900만 명을 돌파하는 예상 밖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반면 비흥행작들의 경우, 스토리의 참신성이나 감독의 개성은 있었지만 ‘관객의 감정선’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습니다. 예를 들어 2024년 개봉한 <천의 얼굴>은 구조적 완성도와 스타일이 높게 평가받았지만, 주인공에 대한 공감 포인트가 약했고, 갈등 해결 과정이 너무 내면적이라 관객이 감정적으로 몰입하기 어려웠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또한 많은 비흥행작들이 **“누가 이 영화를 볼 것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 없이 기획되었고, 관객 타깃이 모호하거나 지나치게 감독 중심의 시선에 집중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영화들은 설령 예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더라도 극장에서 흥행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결국 콘텐츠 기획의 핵심은 단순한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 “누가, 왜, 지금 이 이야기를 봐야 하는가”에 대한 설계입니다. 흥행작들은 관객의 감정 곡선, 공감 포인트, 몰입 타이밍을 정교하게 배치해 관객의 마음을 사전에 디자인했지만, 비흥행작은 ‘완성 후에’ 관객을 찾으려 했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었습니다.

② 마케팅 구조: ‘홍보’가 아니라 ‘확산’을 설계했다

2024년 흥행작과 비흥행작의 차이를 명확히 가른 두 번째 요소는 바로 마케팅 구조입니다. 단순한 홍보나 광고 노출이 아닌, 관객이 자발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구조를 사전에 설계했는가가 핵심 차이였습니다. 즉, 흥행작은 ‘알리는 영화’가 아니라 ‘퍼지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일본 애니메이션 <하이큐!! 더 퍼스트 슬램>입니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했는데, 이는 단순히 콘텐츠의 인기에만 기댄 결과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티켓북, 스페셜 굿즈, 팬아트 이벤트, 성우 무대인사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이 콘텐츠 확산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관객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귀공자2> 역시 팬덤을 기반으로 한 SNS 챌린지, 배우 포스터 셀카 인증, 리액션 영상 이벤트 등을 통해 SNS 기반 입소문 전파를 설계했습니다. 트위터(X),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의 플랫폼에서 #귀공자챌린지, #선호귀공자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온라인상에서 노출 빈도가 증가했고, 이는 곧 예매율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비흥행작의 마케팅은 여전히 전통적인 ‘1차 노출 중심’에 머물렀습니다. 포스터 공개 → 예고편 업로드 → 배우 인터뷰라는 정형적인 루트를 반복했으며, 관객이 이를 ‘나만의 콘텐츠’로 소비하거나 공유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X의 증언> 같은 영화는 메인 카피와 스토리가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람 후 인증, 커뮤니티 확산, SNS 콘텐츠 연계 요소가 전혀 없었던 점이 입소문 확산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또한 흥행작들은 마케팅 타이밍도 정확히 조율했습니다. <시민덕희>는 사회 고발 다큐와 인터뷰 영상을 사전 공개해 개봉 전부터 공감 여론을 형성했고, 뉴스 기사와 연결된 스폰서 콘텐츠를 활용하며 관객에게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영화’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습니다.

반대로 비흥행작은 개봉 직전까지 침묵하거나, 개봉일에 맞춰 일회성 콘텐츠만 무리하게 쏟아내는 단기성 마케팅에 그쳐, 관객과의 접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2024년 영화 마케팅의 본질은 **'얼마나 알려졌는가’보다 ‘얼마나 공유되었는가'**에 달려 있었습니다. 흥행작은 관객이 콘텐츠의 확산자가 되도록 유도했고, 비흥행작은 여전히 관객을 수동적인 소비자처럼 다뤘습니다. 이 구조적 차이가 결과적으로 흥행 성패를 좌우한 것입니다

③ 배급과 개봉 전략: ‘누구와 경쟁하고’, ‘언제 보여줄 것인가’

영화의 흥행 여부를 결정짓는 세 번째 핵심 요소는 바로 개봉 시점과 배급 전략입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와 마케팅이 준비되었더라도, 타이밍을 놓치거나 경쟁작과 겹친다면 관객의 선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2024년에는 특히 상영 첫 주 흥행이 전체 흥행의 70% 이상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개봉 시기와 배급 구조는 흥행 성공의 ‘입구’와도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귀공자2>입니다. 이 영화는 6월 말 개봉하여 여름방학 대작들이 쏟아지기 직전, 비교적 흥행 경쟁이 적은 시기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상영관 확보에 유리했을 뿐 아니라, 주연 배우 김선호의 드라마 종영과 팬덤 활동 재개 타이밍과도 맞물려 팬층의 집중 예매를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일부 지역은 프리미엄 상영관(IMAX, 4DX)에서만 먼저 개봉해 ‘체험형 콘텐츠’로 브랜딩하며 관객의 선택률을 높였습니다.

또한 <인사이드 아웃 2>는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첫 금요일에 정확히 개봉하여, 가족 단위 관람객을 성공적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같은 시기 OTT에서 경쟁 콘텐츠가 없던 것도 이 영화의 극장 중심 소비를 가능케 했습니다. 이처럼 흥행작은 단순히 ‘좋은 영화’가 아니라, ‘언제’ 어떤 관객에게 어떤 방식으로 노출할 것인가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배급 전략을 세운 영화였습니다.

반면, 비흥행작들은 대부분 경쟁작 분석 부재, 극장-OTT 동시 공개 전략 실패, 시기 판단 오류로 인해 초기 흥행 관객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예를 들어 <천의 얼굴>은 스릴러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기 흥미 위주의 범죄 코미디 영화 <비상선언2>와 겹쳐 개봉하며 관심도 분산과 스크린 수 제한이라는 이중 타격을 입었습니다.

또한 일부 영화는 OTT와 극장 동시 공개 전략을 택했으나, 이로 인해 극장 관람의 필요성 자체가 약화되었고, 리뷰 또한 온라인으로만 소비되면서 실제 관람 전환률이 낮아졌습니다. OTT 공개로 인한 관객 분산을 보완할 유인 요소—예를 들어 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확장판, 무대인사 이벤트, GV 상영 등이 전혀 기획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024년은 단순히 ‘개봉 시기’를 고르는 것이 아닌, 전체 콘텐츠 소비 여정의 타이밍을 설계해야 하는 시대였습니다. 관객은 특정 영화만을 기다리지 않고, 한정된 시간과 비용 속에서 가장 ‘지금’ 볼 이유가 명확한 영화를 선택합니다. 흥행작은 그 ‘이유’를 시기와 경쟁 분석, 상영관 전략 속에서 만들어냈고, 비흥행작은 콘텐츠 자체에만 집중한 나머지 경쟁 구도에서 밀려나 흥행의 입구조차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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